2024. 10. 3. 21:45ㆍ기타/독서 스타트!
어렸을 때(유치원~초등학생)는 책벌레라는 말 들을 정도로 책으로 탑을 쌓아놓고 정말 많은 책을 읽었었는데 중학교 때 이후로 책을 읽은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책을 읽음으로써 장점은 많다. 사람과 대화할 때의 다양한 어휘력과 스마트폰이 나옴으로써 우리 뇌가 뺏긴 창의력 그리고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는 집중력이 커진다. SNS에서 접한 부자들이나 도서관에 가보면 꼭 독서와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도서관에 있다.
나는 원래 자연을 좋아하고 실체가 있는 무언가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곤충이 되었든 식물이 되었든 동물이든. 하지만, 살면서 유튜브에 빠지고 게임에도 빠져보고 여러 도파민의 유혹이 나를 끌어당겼다. 여러번 탈출하려고 시도했음에도 결국 돌아가는 나를 보고 한심하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퇴사 후 취준을 하면서 무언가에 몰두하는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 느꼈고, 새로운 회사에 입사 후에도 안정감 때문인지 나에게 많은 자유시간을 준 것 같다. 퇴근 후 게임 한두판과 유튜브를 보다보면 끝도 없이 보고 다음날 피곤한 적도 많았다. 이제는 달라져야겠다 생각한 뒤로, 요즘은 운동을 시작했다.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안좋아하는 나의 특성상 헬스장이나 크로스핏같은걸 하고 싶어도 오래 못하겠다 싶어서 집에서 기구를 사서 맨몸운동을 시작했다. 운동한지 어연 두달이 다 되어간다. 살면서 운동이라는 것은 구기종목(축구, 풋살, 야구 배드민턴 등)만 했지 지루한 근력운동을 제대로 해본적은 없는 것 같다. 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정신이 정말 맑아진다는 점과 무언가 목표를 정하고 달성함으로써 얻는 뿌듯함이 큰 것 같다. 또한 운동을 하면서 Slow life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천천히 얻는 성취감은 얻을 때는 힘이 들지만 생각보다 그 과정과 결과로 인해 오는 뿌듯함은 크다.
사람은 한번에 바뀌진 않겠지만 천천히의 미학을 깨닫고 바꿔보려고 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다시 읽고 싶었던 군대에 있을 때 읽었던 댄브라운의 인페르노라는 소설책을 먼저 빌렸다. 처음이라 그런지 시작부터가 난관이었다. 무언가 시작할 때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운동도 밖에 나가는게 가장 어렵고 책도 첫 페이지를 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시도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조금씩 천천히 나를 바꾸려고 한다.
다 읽고 돌아와보겠다.
다 읽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겠지만 안하는 것 보다 시도라도 하는게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상 주저리 주저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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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인페르노 완독
첫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한장 넘기는게 그렇게 힘들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Like 인구 증가 그래프..ㅋㅋ)
"인페르노"는 단테 알리기에리라는 이탈리아 예술의 대가가 쓴 신곡이라는 작품에서 지옥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탈리아 역사와 문화, 예술 작품들에 대해 내가 알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던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단테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베네치아와 터키는 살면서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단테 신곡의 이탈리아어 제목은 La Divina(성스러운) Comedia(희곡) 인데 이는 우리가 아는 Comedy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내가 알던 코미디는 웃긴 이야기를 뜻하는데,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희곡이라 칭했다고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신기했던 것이 코로나 시절에 자주 들었던 Quarantine의 어원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망자를 낸 흑사병에서 왔다는 것이다. 14세기 이탈리아에서 흑사병이 유행한 뒤 해안가 도시를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배를 40일간 억류조치 하였는데,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이 인정된 후 항구로 들어올 수 있었다. Quarantine은 라틴어로 40일 억류를 뜻하는 Quaresm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인페르노의 간단한 줄거리는 한 단테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천재 유전학자이자 트랜스휴머니즘 팬인 조브리스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류의 자연적 멸종을 막기 위해 인류의 DNA를 조작하는 베타 바이러스를 개발하여 인구 수를 조절하는...이건 스포니까 말하면 안되겠다. 나는 이상하게 버드런트 조브리스트같은 광기있는 천재가 멋있다고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이 맞다고 할 때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의 근거가 되는 천재성,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현실 세계에서는 일론 머스크같은 천재들이 세상을 바꾸는 것 처럼 뭔가 그런 곳에서 오는 아우라는 참 매력적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대한민국이 저출산이다 위기다 뭐다 하는데 다양한 이유 중 어쩌면 인구 과잉으로 인한 무의식적 스트레스가 젊은 세대의 생식 욕구 시스템을 무너트리는게 아닌가 싶다. 서울에서 지하철만 타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가 있고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전부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 속 재밌는 컨텐츠들에 중독된 좀비같다. 또한 개인주의 성향도 갈수록 짙어지는 것 같다. 초중학교때만 해도 옆집 밑집이랑 인사도 웃으면서 하고 사람냄새가 났는데 요즘은..흠.. 모르겠다 다들 서로 경계하는 느낌? 뉴스를 보면 칼부림 사건이나 미친 사람들이 날뛰는 일들이 잦아지는 것 같고 남을 도와주는 선한 사람들은 오지랖이 될 때도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몇몇 있다.(그러니 더욱더 사람 사이를 경계하는 느낌) 또한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끼지만 세계 어디서나 전쟁은 일어나고 있고 집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며 인플레이션은 갈수록 심해져 살기 팍팍해지고 있다. 뭔가 기술이 발전할수록 살기 좋아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힘들어지는 것 같다.
과거에 10억명, 20억명일 때 인구가 사용하던 자원과 폐기물들을 80억명의 인구가 한정된 자원에서 사용해야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선진국만 봐서는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전세계로 봤을 땐 늘어나고 있는데 지구가 언제까지 버틸지도 궁금하다. 쓰레기섬 문제만 봐도 그렇다. 매일 나오는 인분은 어떻게 처리하며 80억명이 사용하는 전기량과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굶어죽는 기아들까지 인구가 늘어날수록 인류는 생존을 위해 생각 해야할 때다.
어쩌면 이 책의 조브리스트라는 인물의 생각도 조금은 이해가 간다. 책에서 흥미로웠던 구절 중 하나가 있었는데 "이런 천재가 나온 것도 한순간에 나온게 아니라 그 자체가 쌓이고 쌓인 진화의 일부이며 지구가 자연재해같은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내리는 벌 "일수도 있다는 구절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도 없지 않나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인류 다음 세대(포스트 휴먼)은 인공지능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